건강정보
추석을 끼고 있는 가을은 사계절 가운데 심신이 가장 넉넉해지는 계절이다. 우리 선조의 생활의 지혜와 정서가 담긴 속담엔 가을을 소재로 한 것이 유독 많다.
‘가을 들판이 딸네 집보다 낫다’ ‘가을 들판이 어설픈 친정보다 낫다’ ‘가을비는 떡비요, 겨울비는 술비다’ 같은 속담은 가을의 풍요로움을 나타낸다.
‘가을 들판엔 대부인 마님도 나섰다’ ‘가을 들판엔 송장도 덤빈다’ ‘가을엔 부지깽이도 저 혼자 뛴다’ 등은 추수 등 가을의 바쁜 일상을 묘사한다.
그런가 하면 ‘가을 날씨 좋은 것과 늙은이 기운 좋은 것은 믿을 수 없다’ ‘가을 날씨와 계집의 마음은 못 믿는다’ ‘가을 장마에 다 된 곡식 썩힌다’ 등 가을 기상의 변덕을 경고하는 속담도 있다. 먹을거리와 관련된 속담도 여럿이다.
속담 속에 숨어 있는 가을 식품의 웰빙 효과를 알아보자.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는 말도 있다. 9∼11월 초에 잡히는 전어는 살이 통통하고 비린내가 적으며 뼈가 무르고 맛이 고소하다. 절정은 11월이다. 전어의 지방 함량은 계절마다 크게 다르다. 가을은 봄의 세 배다. ‘가을 전어의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 이란 구전은 이래서 나왔다. 반면 산란기(3∼8월)엔 지방이 적어 맛이 떨어진다. 다행히도 전어의 지방 대부분은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이다. 훌륭한 칼슘(100g당 210㎎) 공급원이다. 칼슘 함량이 같은 무게 우유의 두 배다. 요리 전에 미리 쌀뜨물이나 소금물에 5분쯤 담가 놓거나 술·식초 등을 넣고 조리하면 비린내가 가시고 살이 단단해진다. 고등어의 산란기는 여름이다. 산란을 마친 고등어는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에 먹이를 양껏 먹어둔다. 이에 따라 지방 함량이 높아져(20% 이상) 기름이 자르르 흐른다. 여느 등 푸른 생선과 마찬가지로 혈관 건강에 유익한 불포화지방이 지방의 대부분을 차지해서다. EPA·DHA(불포화지방의 일종)의 하루 권장량인 1~2g을 채우는 데는 고등어 100g이면 족하다.
배는 사과와 함께 대표적인 가을 과일이다. 조생종은 9월 초부터 나온다. 만생종인 신고배는 10월 초에 본격 출시된다. 배의 당도는 사과보다 낮다. 그러나 더 달게 느껴진다. 배를 먹을 때 까슬까슬한 식감을 주는 석세포(돌세포) 덕분이다. 석세포를 씹을 때 과즙이 더 많이 나와서다. 석세포는 이뇨 효과가 있고 변비 예방에도 유익하다. 배를 먹고 남은 속으로 이를 닦으면 이가 잘 닦인다. ‘배 먹고 이 닦기’라는 말의 유래다. 장마가 물러난 뒤부터 가을까지가 제철이다. 상추는 성질이 냉한 식품인 데다 서늘하고 시원한 날씨를 좋아한다. 잎과 뿌리를 함께 말려 가루 낸 것을 칫솔질할 때 치약과 함께 사용하면 이가 하얘진다. 수능을 목전에 둔 수험생에게까지 권장하긴 힘들다. 줄기 부위에 수면·진정 성분인 라튜카리움이 들어 있어서다. 반면 매일 길어지는 가을밤에 불면으로 고생하는 사람의 저녁상엔 상추쌈을 올릴 만하다. 가을 우울증으로 식욕 부진에 빠진 사람에게도 ‘강추 식품’이다.
‘가을 아욱국은 사립문 닫고 먹는다’는 비슷한 속담도 있다. 실제로 서리가 내리기 전의 아욱은 맛이 유난히 좋다. 봄엔 냉이·달래 등 봄나물과 조개, 여름엔 근대·시금치·솎음 배추, 가을엔 아욱·배추속대, 겨울엔 시래기가 훌륭한 건지감이다. 서양인이 최고의 웰빙 채소 중 하나로 치는 시금치보다 단백질·칼슘 함량이 두 배에 달한다. 유래가 재미있다. 살림이 곤궁해서 미역을 구할 형편이 못 된 산모가 대신 아욱과 상추로 국을 끓여 먹었는데 아욱은 산모·아기에게 이로웠고, 상추는 해로웠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욱을 더 심기 위해 다락(樓)을 한 채 허물었고, 상추는 강 건너 멀리 심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장수와 호사(好事)의 상징이었던 새우의 겉모습이 허리를 구부린 노인과 닮았다고 해서 해로(海老·바다의 노인)라고도 불린다. 굽은 허리를 교정해 주지는 못할지언정 뼈 건강엔 유익하다. 칼슘이 멸치 못지않게 풍부해서다. 이와 관련해 고의서(본초강목)엔 “혼자 여행할 때는 새우를 먹지 말라”고 충고(?)하는 대목이 나오지만 유념할 필요는 없다. 한방에선 새우를 남성의 양기를 북돋워주고 스태미나의 원천인 신장을 강하게 하는 강장식품으로 친다. “총각은 새우를 먹지 말라”는 말도 이래서 나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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